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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G' 앞둔 이승현, "경기장에서 가장 행복합니다"
첨부파일0000052933_001_20170723050220111.jpg(127712bytes)     2017-07-23  |  관리자  |  73


어느새 299경기. 300경기(7/23 일 vs성남)까지 단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스피드 레이서' 이승현(31, 수원FC)은 어느새 베테랑의 모습이었다.

이승현은 2006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신인왕 후보로 언급될 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승현은 2010년까지 부산에서 뛰었고, 2011년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전북에서도 이승현은 통했다.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는 천금 같은 동점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높이 알렸다.

이후 2013년 상주 상무를 거쳐 다시 전북으로 복귀했지만 한교원, 에닝요 등 수준 높은 선수들이 주전 자리를 꿰고 있어 출전기회가 줄어들었고 결국 2016년 클래식 승격에 성공한 돌풍의 팀 수원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이적했다. 이후 수원이 클래식에서 강등됐지만 이승현은 끝까지 팀에 남아 수원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승현은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빠른 스피드와 간결한 드리블이 장점이지만 경기장에서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선수다. 나이를 먹을수록 속도는 줄기 마련이지만 이승현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빠른 속도에 노련함이 더해져 수원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무려 7골을 터뜨리고 있는데 이는 팀 내 최다 득점이다. 이승현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축구전문매체 '인터풋볼'은 이승현을 만나기 위해 21일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았다. 이승현은 훈련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299경기를 되돌아보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터풋볼(이하 I)-수원에서의 생활은 어떠신가요?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수원에 와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 선수로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감독님이 많은 기회를 주면서 저를 신뢰 해줘 보답하기 위해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다. 수원에서의 생활은 선수로서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I-수원으로 이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챌린지에 있지만 수원이 작년에는 클래식으로 승격했고, 감독님이 직접 저를 원해 수원에 오게 됐습니다. 선수로서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경기에 계속해서 뛸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습니다. 수원 이적으로 제 축구선수 인생의 2막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웃음).


I-그런데 안타깝게도 수원이 불과 한 시즌 만에 다시 챌린지로 강등이 됐는데 이승현 선수는 팀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강등이라고 해서 떠날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시 승격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도 있습니다. 챌린지 강등 후 탄탄하게 선수를 보강한 후 다시 클래식으로 올라간다는 소식도 알고 있어 남았습니다. 선수라면 클래식, 챌린지 상관없이 경기에 뛰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잘한다면 클래식에 승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챌린지라는 무대가 결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수원에 남아 끝까지 하고 싶습니다"


I-요즘 득점 감각이 심상치 않습니다. 공격수가 따로 없네요.

"도움을 주는 포지션인데 골을 계속 넣어서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웃음). 제가 더 도움을 줘야하나 그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 공격수들을 포함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제가 골을 넣더라도 주위에서 도움이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도움보다 골이 좋긴 한데 이제는 도움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I-그럼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 목표가 있으신가요?

"이번 시즌에는 10골 이상을 넣어보고 싶습니다. 두 자릿수 득점을 하게 된다면 프로 데뷔 후 처음이에요. 공격포인트를 합쳐서 10개도 상관없습니다. 물론 목표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스타일은 아닙니다(웃음). 득점 후 하루 정도만 기분이 좋고 다시 컨디션 조절에 힘을 씁니다"


I-그럼 이번 시즌 챌린지 판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경남FC와 부산 아이파크가 2강을 달리고 있는데?

"부천과 성남 그리고 우리가 플레이오프를 두고 싸울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해봐야죠. 물론 경남이 초반에 승점을 잘 쌓아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는 플레이오프까지는 무조건 포함돼 승격을 노릴 겁니다. 또 경남 결과에 따라 선두 경쟁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꼭 승격하겠습니다. 플레이오프로 올라가든 우리가 1위로 올라가든, 승격만 바라보면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I-아내의 내조가 최근 상승세에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럽네요.

"먹는 걸 잘 먹고 집에서 보양식도 챙겨줍니다. 잘 쉬고 잘 운동하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아내가 체력 보충을 위해 다양한 음식을 해줍니다. 용봉탕 외에도 주는 대로 먹고 있습니다. 사실 비위가 약한데 용봉탕도 처음 먹을 때는 쉽지 않았습니다. 주는 대로 잘 먹고 있습니다. 아내한테는 항상 고맙게 생각해요"


I-경기장에도 가족들이 자주 찾아오던데 더욱 힘이 되시겠어요?

"골을 넣으면 아내가 아이들한테 말해줍니다. 애들은 '아빠 힘들었지? 다리 주물러줄게' 이런 말을 해줘요(웃음). 집에 딱 들어가서 아이들이 저에게 뛰어올 때 정말 행복합니다. 문소리만 나면 아이들이 뛰어옵니다. 물론 크면 그러지 않겠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반겨주네요. 딸 하나와 아들이 있는데 저와 판박이에요. 딸은 여섯 살이고, 아들은 세 살입니다.


I-졸업식 때 바쁘시겠네요. 아이 이야기를 하니 표정이 달라지셨습니다. 그럼 다시 300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기분은 어떠세요?

"숫자로는 300경기이고 주위에서 큰 의미를 주는데 아직 선수로서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동국이 형만큼은 못하겠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팬들에게 기억에 남는 선수로 꾸준히 경기에 뛰고 싶습니다. 주위에서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저는 여전히 더 뛰고 싶고, 경기장에서 제일 즐겁습니다. 축구를 좋아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직업이 돼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서 한 일인데도 인정을 받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런 기록을 해서 계속해서 이어가면서 경기에 꾸준히 뛰고 싶습니다"

I-그럼 이렇게 꾸준히 뛸 수 있는 비결이 뭘까요?

"저도 1-2년차 때 고참 형들에게 조언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에 대한 부족한 부분과 선수로서의 부족한 부분 또 음식 섭취, 휴식 등 다양한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줘요. 이야기를 안 해줄 수도 있는데 고참 선수들의 장점을 보고 따라하고 자주 질문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선배가 뭐라고 한다고 해서 쓴소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경기장 안에서 같이 뛸 때 부족한 부분을 다시 생각도 해보고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한다면 자기 것이 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해왔습니다. 전북에서도 동국이 형, 상식이 형 등 선배들에게 쓴소리도 들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I-K리그 최고의 팀인 전북에서 뛰면서 어떤 점들을 배우셨나요?

"제가 몸싸움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형들이 싸워서 이겨내고 거칠게 하라는 말을 많이 해줬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더욱 발전하고 좋은 선수로 성장한 것 같아요. 동국이 형은 공격과정에서 노하우를 많이 알려줬습니다"


I-발리슈팅의 비결도 알려줬나요?

"그건 본인 것이기 때문에 끝내 알려주지 않았습니다(웃음). 전북에서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수준 높은 선수들과 같이 있다 보니 저도 모르게 변하게 됐습니다"


I-이승현 선수에게 전북은 어떤 팀인가요? 요즘에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역시 전북은 전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최강희 감독님은 근엄하면서도 동시에 편하게 해주시면서 선수들을 휘어잡는 힘이 있습니다. 또 밑에 있는 코치님들도 선수들을 잘 관리합니다. 형들은 그 중간을 잘 이어줍니다. 그래서 전북이 탄탄한 팀인 것 같습니다. 관중도 많고, 전주는 축구의 도시가 됐죠"


I-전북과 달리 수원에서는 베테랑이고 2년 연속 주장인데 새로운 역할은 어떠신가요?

"사실 주장이 처음이라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더 생각을 깊게 하게 되더라고요.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고참으로 경기장에서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선수들을 꽉 잡는 스타일은 아니고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할 때 하고 놀 땐 노는 주장입니다. 경기장에서 만큼은 우리가 일주일 동안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주자고 말합니다. 또 경기장 밖에서는 장난기 있게 선수들과 지냅니다. 최근에는 선수들이 훈련 중에 물을 자주 먹고 싶다고 말해 코칭 스탭에게 전달했습니다. 요즘 너무 더워서 선수들이 힘들어 합니다"


I-자 이제 인터뷰가 거의 끝났습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리그는 아니지만 당연히 ACL 결승입니다.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처음 경기를 뛰어 봤어요. 운 좋게도 끝나기 직전에 골을 넣었습니다. 사람들이 진 줄 알고 많이 나가고 있는데 골을 터뜨렸고 그 함성으로 다시 사람들이 돌아왔다고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인생 경기에요. 골을 넣고 몸이 날아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안정환 선배가 월드컵에서 골든골을 넣고 이런 느낌이었나 생각했어요. 잠시 착각을 할 만큼 너무 행복했습니다"


I-그럼 돌아가고 싶은 경기가 있나요?

"작년 인천 원정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만약, 우리가 승리했다면 강등이 아닌 플레이오프로 갈 수 있어 한 시즌 더 잔류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많은 경기가 있었지만 그 경기가 가장 생각납니다. 물론 인천에는 새로운 역사를 만든 경기였죠. 당시 관중들이 모두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와 놀랐어요. 우리 홈에서 하고 우리 팬들이 경기장에 뛰어 들어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 많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는데 상대팀 입장에서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런 모습은 처음 봤어요.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I-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승현 선수의 꿈은 무엇인가요?

"꿈은 하나에요. 앞으로 공을 찰 수 있을 때까지 공을 차는 게 꿈입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수원에서는 고참입니다. 축구선수라면 운동장에서 공을 찰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경기장에서 뛰고 싶습니다"


I-그럼 400경기 때 또 인터뷰를 해야겠네요. 그때 뵙겠습니다.

"음 제가 계속 뛴다면 3년 정도 후에 할 수 있겠네요.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웃음). 경기장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이승현이라는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찾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저도 같은 프로선수지만 해외선수들은 직접 가서 보고 싶어요. 저도 그렇게 이승현이라는 선수를 보고 매료될 수 있도록 재밌고, 즐거운 축구를 보여줘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풋볼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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