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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와 부천FC의 변신, 발전하는 챌린지
첨부파일201703181948.jpg(124967bytes)     2017-03-13  |  관리자  |  184

[풋볼리스트=수원] 한준 기자= K리그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승강제 실시 이후 K리그챌린지의 수준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내셔널리그 팀으로는 처음으로 K리그클래식 무대를 밟아본 수원FC, K3리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리그챌린지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던 부천FC1995가 격돌한 'KEB하나은행 K리그챌린지 2017' 2라운드 경기는 꽤 흥미로웠다.

1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의 홈 개막전. 경기 시작 전 의미 있는 행사가 있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김한원의 은퇴식이 있었다. 내셔널리그 시절부터 수원FC에서 활약하며 K리그챌린지를 거쳐 K리그클래식 승격시즌까지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포지션을 두루 소화한 김한원은 '수원FC의 혼'으로 불렸다. 김한원은 수원FC의 등번호 10번을 상징하는 선수였다.

대중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김한원 같은 선수가 수원FC의 역사다. 지난해 개막전에 박종찬의 은퇴 행사를 준비했던 수원FC는 올 시즌 개막전도 레전드와의 이별을 테마로 꾸몄다. 수원FC 소속으로만 10시즌을 보낸 김한원은 71골 31도움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구단이 준비한 영상과 팬들이 준비한 대형 현수막, "다른 팀의 제의도 왔지만 가지 않았다. 수원FC가 나의 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만 35세의 나이로 축구화를 벗은 김한원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수원FC의 성공은 김한원처럼 하부리그에서 주로 경력을 보낸 선수들이 역사가 되고, 명예로운 은퇴를 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 한국 축구의 저변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결정적으로 지난 2016시즌 K리그클래식 38경기에서 10승 9무 19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로 강등 당한 수원FC가 올 시즌에는 K리그챌린지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며 이 경기까지 2연승을 달리며 보인 경기력은 승강제의 존재 이유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 수원FC는 패기 넘치는 팀이었으나 시행착오가 많았다. 경험 부족으로 인한 판단 미스와 실책으로 인해 승리를 놓친 경기가 많았다. 클래식을 경험하고 임한 챌린지에서 수원FC는 노련했다. 리드하며 앞서갈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고도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흔들리지 않았고, 후반 26분 선제 득점을 올린 뒤에는 침착하게 수비 그물을 구축해 버티기로 1-0 승리를 거두는 노련미까지 보였다. 


#노련해진 막공, 수원FC 2연승의 디테일

수원FC가 실리적인 팀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전반 28분경 좌측면의 김부관에서 시작해 서상민과 모재현을 거쳐 다시 서상민의 마무리 패스를 통해 다시 김부관이 문전으로 진입해 슈팅을 연결한 플레이는 논스톱 패스와 유기적인 침투로 만든 멋진 플레이였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이 추구하는 '막공 스타일'이 구현된 장면이었으나 부천 골키퍼 류원우의 손 끝을 스치며 선방에 막혔다. 

K리그챌린지는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이 적용되는데,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광주대 출신 공격수 모재현은 전반 45분 동안 꽤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퍼스트 터치와 컨트롤이 안정적이었고, 문전으로 진입하는 과감성과 슈팅력 모두 매끈했다. 아직 파괴력은 부족했지만 이 규정을 통해 프로 데뷔 기회가 빨리왔고, 이렇게 꾸준히 기회를 받는다면 성장 속도는 더 빠를 것이다. 그 동안 K리그와 한국축구는 토종 스트라이커 기근에 시달려왔는데, 모재현은 이 자리에서 전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잠재력이 충분했다. 

지난시즌 포백 앞의 자물쇠가 부족했던 수원FC는 정훈이 노련하고 전투적이며 헌신적인 플레이로 풀백의 뒷 공간과 두 센터백이 도전적인 수비 배후를 잘 커버했다. 서성민, 이승현, 임창균은 2선 중앙 지역에서 여유롭게 볼을 컨트롤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전에 브루스 지테와 백성동이 들오면서 수원FC는 공격 템포가 빨라지고, 치명성도 높아졌다. 브루스는 마무리가 확실했고, 백성동은 빠르고 재기넘쳤다. 클래식에서도 충분히 통할 클래스였다. 결국 백성동의 패스에 이은 브루스의 슈팅으로 골이 나왔다. 수원FC는 짜임새 있는 축구를 했다.

수원FC는 브루스, 백성동 카드를 사용한 가운데 서상민이 부상을 입어 세 번째 교체 카드를 의도치 않게 쓰게 됐다. 배신영을 투입한 이후 임창균이 다리 근육 경련으로 전력을 다해 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전방과 중원 압박에 문제가 생긴 수원FC는 브루스를 중원 수비에 가담시키고 임창균을 최전방에 뒀다. 라인을 내리고 1-0 리드를 지켰다. 조 감독의 실리적 선택은 승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수원FC 입장에서 유일한 아쉬움은 풀백의 위력이었다. 주로 수비적인 위치를 점한 황재훈은 크로스의 위력이 부족했다. 라이트백으로 나서 신인 정철호는 상대 측면 공격수 김신을 부지런히 상대하며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그 역시 분투했지만 시원한 크로스 패스를 배급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측면 지역의 크로스가 부족한 것은 수원FC의 과제다.

#파워풀한 김신, 공격축구로 변신한 부천

승리는 수원FC의 몫이었지만, 부천FC의 경기력도 인상적이었다. 지난시즌 송선호 감독 체제에서 5-3-2에 가까운 전형으로 선수비 후역습 형태의 경기를 했던 부천은 정갑석 감독 부임 이후 공격적인 팀으로 변신했다.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는데, 스리톱이 전방에 있고,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도 공격 성향을 지녔다. 좌우 풀배도 거침없이 전진했다. 수원FC와 공방전 양상으로 경기를 풀었다.

수원FC의 모재현과 브루스가 원톱 자리에서 좋은 경기를 한 것처럼,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가지 보스니아 공격수 하리스도 포스트 플레이를 잘 수행했다. 지난시즌 공격진을 이끌었던 바그닝요는 측면과 2선으로 영역을 넓혀 한층 원숙한 경기를 했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띈 선수는 전북현대와 올랭피크리옹에 속했던 김신이다. 아직 만 21세인 김신은 지난 2016시즌 충주험멜에서 13골 6도움을 기록하며 이미 잠재력을 입증했다. 올 시즌 전북을 떠나 부천으로 완전 이적한 김신은 좌측면에서 힘있는 돌파와 날카로운 패스로 부천 공격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부천이 공격으로 전환할 때 대부분의 공이 김신에게 전달됐다.


김신은 힘과 속도, 위치선정과 판단력, 패싱력 모두 좋았다. 다음 수를 잘봤고, 시야도 넓었다. 수원FC의 수비 커버가 빠르게 이뤄져 마무리 슈팅 기회를 확실하게 포착하지는 못했으나, 위협적인 공격 장면을 지속적으로 만들었다. 

후반전에 하리스가 빠지고 진창수가 들어온 뒤에는 원톱 자리로 이동했다. 두 센터백 사이에서 고전했으나 폭 넓은 움직임을 통해 부천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전술적 역할을 잘했다. 김신 역시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의 수혜자이자, 한국형 원톱 공격수의 희망이다.

김신 외에 중앙 지역에서 활발하게 공격을 지원한 김영남, 중원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문투한 문기한 등 부천의 전력도 좋았다. 라인을 높이고 도전적인 축구를 시도했다. 후반 초반 김신의 패스에 이은 바그닝요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지 않았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수원FC가 2승으로 앞서가고 부천은 1승 1패로 주춤하게 됐으나, 부천은 4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에서 쉽게 낙오하지 않을 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부산아이파크에서 영입한 닐손 주니어가 팀에 녹아들면 향후 전력을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클래식과 챌린지의 간극은 좁혀지고 있다. 역시나 차이는 결정력이다. 더 많은 골,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수 있었지만 슈팅이 부정확했다. 2승을 거둔 부산아이파크와 경남FC, K리그클래식에서 내려온 성남FC, 창단 20주년을 맞은 대전시티즌, FC안양에 4-0 대승을 거둔 '디펜딩 챔피언' 아산무궁화 등 이날 맞대결을 벌인 수원FC와 부천FC까지 도합 7개팀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전력을 자랑한다. 신생팀 안산그리너스는 개막전에서 대전을 꺾었고, 안양과 서울이랜드 역시 전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K리그챌린지는 보다 공격적이고, 수준 있는 축구로 클래식 진출을 꿈꾸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래픽 =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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